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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쟁점

재테크 열풍을 통해 본 청년 자산형성 지원에 대한 소고

곽윤경(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

‘빚투(빚내서 투자)’, ‘주린이(주식 어린이)’, ‘부생아(부동산 신생아)’라는 신조어가 탄생할 정도로, 코로나19 이후 청년들의 자산형성과 증식에 대한 관심은 매우 뜨겁다. 신한은행에서 발표한 ‘2021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주식 투자를 처음 가입하거나 신규 종목을 매수한 20대는 85.8%, 30대는 82.7%로 40대 71.1%, 50대 이상 65.3%에 비하여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청년들이 자산형성에 대한 관심은 오늘내일 일이 아니다. 생애주기 상, 청년은 부모의 품에서 벗어나,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하는 시기이다. 노동시장에 진출한 청년들은, 근로를 통해 얻은 소득을 바탕으로, 학자금 대출도 갚고, 주택 마련을 위해 돈을 모으기도 하고, 결혼 자금을 마련하는 등, 자산형성에 자연스럽게 관심 갖을 수밖에 없다. 이를 통해, 청년은 개인의 빈곤을 예방하거나 완화할 수 있고, 개인의 정서적, 사회적 측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다(Sherraden, 1991). 또한, 자산 증식을 통해 청년은 가족 자원의 불평등은 감소시키기도 한다(Sherraden, 1991).

이처럼 청년기의 자산 형성은 어찌 보면 청년기의 과업 중 하나인 셈이지만, 최근 청년들 사이에서 부는 재테크 열풍은 심상치 않다. 그 현상 이면에는 근로소득만으로는 자산 증식과 계층이동이 매우 어렵다는 인식이 지배적인 것을 볼 수 있다. 실제로 이들의 인식은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도 확인되는데, 2017년에서 2020년 기간 중, 20대 청년 가구주 자산은 더디게 증가하는 반면, 부채는 급속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손영하, 2021.05.19.). 또 다른 문제는 코로나19로 인해 취업문이 더욱 좁아지고 노동시장 진입 자체가 늦어지다 보니, 청년들이 소득을 얻고 자산을 축적하는 시기가 자연스럽게 지연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청년들은 구직난 심화, 불안정한 노동 현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증가 등과 같은 사회구조적 문제로 인해, 예·적금이 아닌 주식투자 등을 통해 고수익 고위험을 감내하는 생존전략을 채택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 사회에서 청년 세대의 투자 방식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는 듯하다. 소수 청년들의 빚 혹은 대출을 통해 투자를 하는, 소위 ‘영끌’ 방식에 우려를 표명하기도 하고, 청년의 투자 참여 여부 그리고 투자한 이들의 손실 여부에 따라 청년층 내부의 계층 격차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비록 청년들의 자산형성 및 증식 방식은 비록 기성세대와는 다를지라도, 한 조사에 따르면, 청년들의 재테크 목적 1위는 부동산 구입, 2위는 결혼 자금 마련 그리고 3위는 은퇴자금 순으로 나타났다(이지윤, 2021.02.08.). 즉, 청년들에게 재테크의 목적은 기성세대와 다를 바가 없다.

정부는 청년정책 중 하나로 청년들의 자산형성을 위한 각종 대책을 마련하였다. 구체적으로, 2020년 청년기본법이 시행됨에 따라, 제1차 청년정책 기본계획(21-25) 그리고 시행계획(21) 중, 복지·문화 영역에서 청년들의 자립지원을 위한 것은 자산형성지원제도 개편과 청년 부채 경감 대책을 발표하였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러한 지원들은 주로 저소득 청년 혹은 초기 청년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다. 그렇다 보니, 그 외 일반 청년을 위한 청년기 전반에 걸쳐 자산형성을 돕고, 부채를 경감하게 하는 정책은 마땅히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청년의 자립 기반을 마련하고 미래를 대비할 수 있도록, 시대적 그리고 세대적 변화의 흐름을 고려한 정책 마련이 그 어느 때보다도 요구된다.

<참고문헌>
  1. 관계부처합동. (2020). 제1차 청년정책 기본계획.
  2. 손영하 (2021.05.19.) "왜 코인에 열광하냐고?" 순자산 35% 늘 동안 20대만 줄었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1051811300004328 에서 2021.08.08. 인출.
  3. 신한은행 (2020). 2020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https://www.shinhan.com/hpe/index.jsp#902301000000 에서 2021.08.08. 인출.
  4. 이지윤 (2021.02.08.) "쇼핑보다 투자 선호" 주식 눈 뜬 2030세대의 투자 최종 목표는?, 서울경제, https://www.sedaily.com/NewsVIew/22IGB3XQX2 에서 2021.08.08. 인출.
  5. 청년기본법.
  6. Sherraden, M. (1991). Assets and the poor: A new American welfare policy. Armonk, NY: M.E. Shar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