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쟁점
빈집 문제에 있어서 지방정부의 역할
강미나(국토연구원 주택・토지연구본부장)
1. 도입
2015년 주택총조사자료에 의하면 전국적으로 107만호의 빈집이 보고되고 있다. 이는 1995년 약 37만호에서 세배 이상 증가한 수치이다. 지난 십수년간 매년 평균 50만호이상 신규로 주택이 공급되었고 인구・가구증가율의 감소 속도를 감안하면 향후 빈집의 수가 점차 급증하리라고 예상된다. 빈집 혹은 유휴건축물은 미분양, 미임대, 방치된 폐가, 짓다 만 건축물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도시와 농촌 등 지역마다 빈집이 발생하는 이유와 현상이 크게 다른 상황이다(노민지 외. 2016).
주택은 한번 지어지면 입지가 고정되기 때문에 주변의 여건에 영향을 많이 받고 또한 외부효과를 일으키기도 한다. 특히 빈집은 부의 외부효과를 크게 발생시키고 이를 주변에 확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년 이상 거주하는 사람이 없는 주택을 빈집이라고 할 때 지역 사회 내에서 빈집이 생기는 이유는 거주민의 이주와 집주인의 사망, 신규 주민의 유입 감소, 주택의 노후 등으로 거주하고자 하는 가구가 없어서, 대규모 정비사업의 예정・지연 및 취소 등에 기인하고 있다(2017. 강미나 외). 일차적으로는 지역의 활력, 경제상황 등이 지역주민의 이주와 신규 주민의 이주수요에 영향을 미치므로 빈집의 발생은 지역적인 특성이 크게 반영된다고 하겠다. 따라서 빈집 문제에 있어서 지역의 특성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고 지역계획의 주체가 되는 지방정부의 역할이 보다 중요하다고 하겠다.
빈집은 발생하기 전에 예방하고 시장에서 활용 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본 고에서는 빈집의 관리측면에서 중앙과 지방정부, 그리고 민간의 협력이 중요하지만 지방정부가 담당해야 할 역할에 대하여 주로 논의하려고 한다.
2. 빈집 방치의 원인
빈집은 구조물의 노후와 취약성으로 인하여 붕괴의 위험, 보건과 위생문제, 범죄 및 탈선의 온상지, 주변 주거환경 악화, 이로 인한 시세 하락 등 지역 내에 부의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지역 활력을 떨어뜨리는 주요한 요인이 되고 있기도 하다. 현재 빈집 발생은 인근으로 점차 확대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지방의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크게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이다(한수경. 2016).
현재 빈집이 관리되지 않고 방치되고 있는 데에는 향후 부동산가격의 상승을 기대하거나, 빈집을 관리하기 어려워서, 혹은 소유권 관계가 복잡해서 처리하기 어려운데 원인이 있다(2017. 강미나 외. 대구시와 전주시 주민 설문조사 결과). 또한 빈집의 소유주 파악과 연락이 원활하지 않은 점, 법제도적으로 소유주에게 빈집 관리의 책임을 묻기 어려운 상황도 빈집 방치의 한 원인이 된다. 따라서 빈집의 관리에 대한 책임을 소유자에게 지도록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
3. 빈집 관리 방안
빈집관리는 중앙부처, 지방정부, 그리고 지역주민이 함께 협력체계를 구축할 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중앙은 먼저 법령, 방침을 제시하고 예산을 배분하며 지방정부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그리고 국가차원의 계획에서 빈집의 관리와 활용을 포함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지방정부는 빈집관리와 관련하여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중앙부처보다 실제로 빈집에 대한 정보를 접하기 쉽고 지역의 상황과 특성을 반영하여 이를 관리하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방정부가 주도적으로 정기적으로 빈집을 조사하고 이를 DB로 관리하며 모니터링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좋겠다. 이때 빈집 조사항목과 조사방법, 조사의 기준 및 조사주기 등은 중앙과 지방정부에서 함께 협의하여 일관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하여 전국적인 data 구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방정부는 빈집의 소유자가 빈집을 적절히 관리할 수 있도록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고 이를 엄수하도록 인센티브와 제재를 가할 권한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지방정부계획에 빈집 관리계획을 포함하고 철거 등 판정을 위한 가이드 라인을 설정하고, 관련 위원회 등을 운영하고, 철거 등을 집행하는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한편 빈집을 활용하여 지역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역사업자를 적극 육성하고 빈집정보를 제공하는 등의 역할도 담당할 수 있어야 한다.
빈집의 예방, 수리 및 이용 등을 위한 각종 상담과 정보제공, 사례관리 및 빈집 은행제도 운영 등도 지방정부에서 민간과 협력하여 역할을 할 수 있는 분야이다.
민간의 비영리단체나 지역주민들은 빈집 발생을 스스로 예방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빈집을 신고하고 빈집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상담을 하고 상담을 받도록 한다. 빈집이 발생할 경우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사업을 적극 기획하고 사업을 수행하며 이로 인하여 발생하는 수입이 지역에 활용될 수 있는 사업모델을 개발하도록 한다. 여러 관련분야의 지역주민들이 함께 지역사업모델을 개발하여 적용하는 것도 좋은 시도가 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을 통할 때 지역의 빈집이 지역자산으로 유용하게 활용 될 수 있으며 새로운 지역의 어메니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참고문헌
2015. 통계청. 주택총조사
2017. 강미나 외. 인구감소시대 빈집 문제 분석을 통한 주택정책 방안 연구. 국토연구원.
2016. 한수경. 유휴 방치 부동산의 유형별 발생 특성과 고착화에 관한 연구-전라북도 익산시를 사례로-.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16. 노민지, 유선종. 빈집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지역 특성 분석. 부동산연구. 제26권 제2호. PP.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