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웹진 보기

이슈와 쟁점

광역권 내 인구감소 메커니즘과 지방자치단체들의
정책적 대응의 필요성

기정훈(명지대학교 교수)

     우리나라에서 인구감소는 이미 상당히 진행되었으며 앞으로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이 예상되는데, 2018년을 정점으로 인구가 감소하여 2030년에는 2005년 대비 10%이상 감소하는 광역시도가 6개 (부산, 대구, 강원, 전북, 전남, 경북)에 이르게 된다 (권일 외, 2011: 그림1 참조). 특별히 저출산에 따른 인구감소는 수도권보다 지방에서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며 (권일 외, 2011), 도시보다는 농촌지역에서의 인구감소가 더 큰 문제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김부성, 2009; 임형백, 2010).

<그림1> 장래인구추계에 의한 지역별 인구변화율 예상치(2010-2030)
참고자료: 통계청(www.kosis.kr), 장경석, 유재국 (2010: p.2)

     일부 인구가 늘어나는 도시지역도 존재하지만 그 보다 더 많은 지역에서 인구감소현상이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특별히 인구 구조적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고령화는 세계에서 유래 없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인구구조의 변화는 특별히 해당 지역에 다양한 문제점을 가져오게 된다. 인구감소지역의 재정 능력과 지역 활력 요소를 감소시키게 되고 이러한 재정능력과 지역 활력 요소의 감소는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매력도를 낮추어 인구를 다시 감소시키는 악순환 구조를 양산하게 된다. 인구감소의 여러 가지 메커니즘이 존재하지만 그 중에 하나는 광역권 내에서 인구이동에 의한 지방중소도시의 인구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광역권 내에서 인구는 광역권 내의 중심지역(대도시)가 주변의 중소도시들의 인구를 흡수하는 형태가 되며 그 주요요인으로는 교육적인 요인, 경제적인 요인, 그리고 교통 및 접근성에 대한 요인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그 형태는 아래의 그림2, 그림3과 같고 구체적인 요인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그림 2> 광역권 내 인구이동의 요인적인 메커니즘

<그림 3> 광역권 내 인구이동의 공간적인 메커니즘

     광역권 내 인구이동의 첫 번째 원인은 교육적 요인이다. 지방의 중․소도시에는 우수한 교육기관이 없다. 따라서 중․소도시 학부모들이 중학교나 고등학교를 진학할 때 근처 대도시의 학교를 선호하게 된다. 중․소도시의 학부모들은 자식이 대도시로 진학을 하게 되면 자식과 함께 대도시로 나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대도시에서 중․소도시로 진학하는 학생들은 부모가 함께 중․소도시로 들어오지 않는다. 대학역시 마찬가지이다. 지방 대학은 그 지방의 지역인재를 키울 수 있는 요람이다. 그러나 중․소도시에는 지방 대학이 입지해있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특히 4년제 대학의 경우는 더욱 부족하다.
     둘째, 경제적 요인이 중요하다. 지방의 중․소도시에는 대도시에 비해 구직의 기회 및 급여 등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 중․소도시에서 고등학교 까지 졸업을 한 사람도 직장을 구하기 위해서는 대부분이 대도시로 나갈 수밖에 없게 된다. 반대로 중․소도시라도 기업이나 산업단지가 들어오면 인구가 늘어나는 가장 직접적인 요인이 된다.
     셋째, 교통적 요인이 광역권 내 인구이동의 메커니즘에 작용한다. 교통이 발전하면 중․소도시에서 대도시로의 이동이 더욱 활발해 진다. 중․소도시에서는 문화생활, 소비생활, 여가생활을 할 만한 기회 및 질이 더 낮다. 따라서 중․소도시의 주민들은 교통이 발달하게 되면 이런 것들을 즐기기 위해 대도시로 더 자주 나가게 되며 종국에는 대도시로 이주한 다음 중․소도시로 출퇴근을 하는 경우도 많게 된다.
     우리나라 인구감소 지역의 증가에 있어서 광역권 내의 인구이동은 광역권을 벗어나는 인구이동 만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인구감소 대책이나 정책에 있어서는 중앙정부의 역할 만을 강조하거나 그에 따른 책임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방자치제도가 성숙되어 가고 있고 점점 더 많은 업무와 권한과 재정이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로 내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적어도 광역권 내 인구이동에 의해서 발생하고 있는 지방중소도시 인구감소와 지역쇠퇴의 문제는 광역자치단체 수준이나 지방대도시-지방중소도시 간 협력적 거버넌스에 의해서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지방자치제도의 성공 여부는 얼마나 많은 것을 중앙정부로부터 가져왔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들이 지방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이 책임을 지고 있느냐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인구감소와 지역쇠퇴의 문제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지고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려는 지방자치단체들은 인구감소의 쓰나미에서 먼저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