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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쟁점

지방자치단체의 일자리 창출 전략과 한계

기정훈(명지대학교 교수)

     일자리 문제는 사회적으로 가장 주요한 정책이슈 중 하나이고 역대 정부들에 있어서 국정운영의 현안이 되기 때문에 중앙부처는 각 부처의 업무영역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한 다양한 시책들을 제시하여 추진해 왔다. 특별히 이번 정부에 들어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여민관에 일자리 상황판을 만들어서 직접 일자리를 챙기겠다고 했을 뿐 만 아니라 지난 1년 간 수십조의 예산을 일자리 정책에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성적표는 너무 초라하여 정책 실무자들과 책임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지역에서는 중앙부처의 일자리 창출정책과 연계하여 모든 지방자치단체가 공히 자기 지역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렇지만 과거에나 현재에 있어서 지자체의 일자리 창출 정책과 전략은 대체적으로 획일화되어 있다. 취업박람회, 산학연계 맞춤형, 기업유치, 신성장동력분야, 지역전략산업, 특화산업, 향토산업, 일자리 지원센터는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일자리 창출정책에 사용되고 있는 공통분모와 같은 용어들이다. 그리고 최근 들어서는 사회적 기업이라는 개념이 지역 일자리와 관련하여 자주 거론되고 있다.
     물론 성공적으로 일자리 창출을 이룩한 일부 지자체도 있지만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특히 인구 20만 이하의 중소 도시의 일자리 정책은 솔직히 말하자면 시장·군수의 업적 홍보용 자료로서의 가치 정도를 가지는 것 같다. 현실적으로 볼 때에 대통령을 비롯한 경제 참모들과 일자리 창출 관련 중앙부처의 공무원들이 온갖 노력과 천문학적 재정을 퍼부어도 잘 안 되는 일자리 창출정책과 전략을 여러모로 불리한 여건에 있는 지자체들이 주도적으로 해결해 나간다는 것 자체가 모순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여러 연구들과 실증분석을 통해서 제시된 지자체 주도의 일자리 창출 정책이나 전략들의 모호함에 몇 가지 조언을 통해서 앞으로의 지자체 일자리 창출 전략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지역특성과 맞춤형’이라는 용어는 단순히 행정단위나 공간적 단위로서 지자체에 맞추어지면 안 된다. 청양군 만의 일자리 창출 정책이 아닌 주변 시군과 연계된 아니면 주변 시군들과 네트워크를 구성한 일자리 전략이 되어야 한다. 의왕시는 주변에 있는 성남시, 수원시의 산업과 연계된 일자리 정책을 세워야 한다. 양주시가 4차 산업 일자리를 만들고자 한다면 양주시 산업분석을 하기 전에 주변에 도시들의 산업분석을 먼저하고 그 도시들이 4차 산업의 잠재력이 있다면 그것을 나눌 수 있는 전략을 짜는 것이 빠른 길이다. 인구의 규모에 관계없이 한 개 도시로서의 의미보다는 주변의 대도시를 활용해서 지역특성과 맞춤형을 정의해야 한다.
     둘째, ‘직업교육’의 경우는 민간분야와 연계가 필수적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민간분야 활성화를 위한 직업교육을 해야 일자리가 창출된다. 지자체는 물론 그 지자체 안에 입지한 기업 들 만을 위한 직업교육을 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해당 지자체를 포함하는 주변지역에 있는 기업을 타겟으로 한 직업교육 정책을 강화할 필요는 있다. 실제로 외국의 사례에서도 대부분의 성공적인 지자체 주도 직업교육 프로그램은 지역 관계기관(교육 및 훈련기관, 산업계, 정부)의 파트너십을 통해 근로자의 고용 기회를 넓히고, 고숙련·고임금 일자리 창출을 촉진하는 사업들이다.
     셋째, 지자체는 일자리 창출 정책 예산에 있어서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 내야 한다. 적은 규모로 생색을 낼 수 있는 공공일자리가 아니라 민간분야 지원을 위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서 지원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지자체 간 연계나 정책자금 확보와 홍보가 필요한데 이는 단기간에 효과를 봐야 하는 지자체 단체장들에게는 그리 매력적이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규모의 경제는 지자체 일자리 창출 정책의 핵심 요인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지방자치단체의 일자리 창출 전략이 필요하고 중요하지만 그 초점이 지방에 입지하고 있는 민간기업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포괄적 의미에서 지역의 성격에 맞추어져야 한다. 그리고 규모의 경제는 중장기적 성공에 있어서 핵심요소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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